서론BN제도 이후로 사실상 맵을 랭크 시키기 더 쉬워졌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맵을 랭크시키는 신인 매퍼들이 늘어날 수 있게 되었고 신인들이 찍는 맵들은 퀄리티가 다소 떨어질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 세대들이 보고 영향을 받는 맵들이 퀄리티 떨어지는 옛 신인 매퍼들의 맵이라면 퀄리티는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과거의 신인 매퍼들이 경험을 쌓아가면서 좋은 맵을 찍을 수는 없는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맵을 랭크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맵의 퀄리티를 향상시킬 유인이 매퍼들에게 크지 않은 편입니다. 과거 BAT들에게 '승인'받기 위해서 매핑하던 매퍼들과 BN들에게 '지명'받은 맵이 QAT 심사에서 '통과'되기 바라는 매퍼들의 맵 퀄리티에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죠.
현재 퀄리파이 되는 비트맵들의 수준이 낮다는 클로이드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며, 미래에 지나간 스타 매퍼들 만큼의 실력을 갖춘 고수 매퍼가 등장할 만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소위말하는 퀄리티가 낮은 맵들이 랭크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BN 단계에서 저퀄 맵들을 지명하지 말아야하는데 BN 본인들이 저퀄 맵을 찍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요. 그러면 QAT 단계에서 저퀄 맵들을 걸러서 디퀄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QAT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거절을 해당 매퍼가 군소리 없이 납득할 수 있게 말할 수 있는 논리력'이겠죠.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일이에요. 입장 바꿔서 제가 QAT인데 랭크 기준은 다 어긋나지 않게 만족해서 객관적인 이유로는 디퀄을 할 수 없는데 맵의 퀄리티가 부족한 상황일 때 이 비트맵을 향해서 단순히 '이 맵은 랭크 비트맵이 되기에는 퀄리티가 부족하다'라고 말하고 디퀄시킬 수는 없어요. 이러면 매퍼들이 난리치죠. 퀄리티 문제로 인한 디퀄을 할 때에는 퀄리티가 부족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QAT 입장에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겠죠. 근데 상식적으로 퀄리티가 부족한 맵 하나하나에 대해서 이유를 덧붙여가며 디퀄을 하기에는 QAT의 인력이 남아나지 않을 겁니다. 그에 따라서 퀄리티가 심각하게 부족한 맵에 대해서 만큼은 조목조목 이유를 댈 노력을 들이는 거겠죠. 지금의 QAT들이 저퀄 비트맵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이유를 대가며 디퀄 먹일 능력이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아요. 굳이 있다면 록타브 정도.
QAT도 사람인지라 맵에 객관적인 오류가 있거나 정말 심각한 하자가 있는게 아니라면 디퀄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웃긴게 이런 심리적 요인을 고려하면 옛날 스태프 BAT 시절이 퀄리티 확보를 하는데에 있어서 더 효과적인 점을 볼 수 있어요. 지금 QAT들이 디퀄을 먹이면 비트맵에 존재하는 'Qualified'라는 '상태'를 '박탈'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해당 매퍼가 상실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마치 과거 Unranked와 유사한 위력을 지니죠. 이는 과거 스태프 BAT들이 '버블'을 주는 것을 '거절'하는 행위와 동일한 것입니다. 다만 명백한 차이점들은 그 절차상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아이콘의 변화라던가 거절에 대한 이유의 나열 등이 되겠죠. 옛 BAT 제도가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데 지금의 오스 매니저 측에서는 변화를 무를 생각이 없어보여요.
개인적으로 몇 가지 해결 방안이 있어보이긴 하는데,
1.
Qualified Beatmap의 지위 약화록타브가 현 랭크 시스템에 관해서 쓴 글을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QAT의 개입, 즉 디퀄이라는 행위는 맵이 랭크되는 과정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스 랭크 시스템 역사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본다면 MAT에서 버블을 준 맵이 BAT에 의해서 랭크될 수도 있고, 혹은 pop될 수도 있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QAT이 디퀄하는 행위와 BAT이 랭크를 거부하는 행위 자체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큰 차이가 존재한다면 맵에 존재하던 스코어보드가 사라지느냐 마느냐죠. 퀄리파이맵에 하트 아이콘이 달리는 것, 그리고 스코어보드가 생성된다는 것, 그리고 별도의 섹션을 통해 Qualified Beatmaps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홈에서 조치를 해 놓은 것은 지금의 퀄리파이 맵과 과거 BAT들에 의해 직접 랭크된 맵과 형식상 아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매퍼들은 맵이 퀄리파이 됐다는 사실에 해당 비트맵이 무언가의 '지위'를 지녔다고 여기게 될 것이고 이 맵이 디퀄당했을 경우 그 '지위'가 '박탈'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이 디퀄이라는 사건에 대해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해결방법은 간단하죠. 지위가 박탈됐다는 느낌을 가지지도 못하게 애초에 지위를 주지 않는 거에요. 사람들은 줬다 뺐는거 싫어하잖아요. 무슨 말인가 하면 맵이 퀄리파이 되어도 별 감흥이 없게 만들어야 디퀄 되어도 '내 맵에 문제가 있었나보다'하고 비로소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거에요. 형식적으로는 퀄리파이 비트맵에 다는 하트 아이콘을 버블 아이콘으로 바꾸어서 퀄리파이 맵과 랭크 맵에 아이콘상 명백한 차이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과거 BAT은 비트맵을 승인하는 역할을 갖고 있었기 버블 이후 하트는 번복되지 않는 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졌습니다. 지금의 BN이 부여하는 하트는 그저 두 번째 (어프맵의 경우 세 번쨰) BN의 지명을 의미할 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버블 아이콘을 부여해도 형식상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공홈에서 퀄리파이 비트맵으로 연결해 주는 버튼을 없애면 랭크 비트맵과 퀄리파이 비트맵의 차이를 실질적으로도 확고히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2.
Qualify 7일 제한의 역전이건 좀 생각해볼 문제긴 한데... 지금의 QAT들이 명시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랭크맵으로서 부적합한 퀄리파이 맵들을 걸러내는 불량품 제거의 역할이지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딱히 팀 이름처럼 품질이 우수한 비트맵들을 보증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의 랭크 방식은 다들 아시다시피 BN들이 퀄리파이한 맵들 중에서 QAT들이 문제가 있는 맵들을 디퀄하고 퀄리파이된지 7일이 지나면 살아남은 맵은 랭크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식이 도입된 이유는 오스 매핑계가 방대해지면서 기존의 BAT들이 오스의 수많은 펜딩맵들을 평가하는 데에 한계가 생겨 BN이라는 일부 숙련된 모더들이 랭크 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비트맵을 지명해서 만들어진 소수의 샘플을 스태프진이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 우리가 제기해야 할 의문이 있습니다. 과연 퀄리파이 된지 7일이 지나서 랭크되는 비트맵은 QAT들이 해당 비트맵의 퀄리티를 인정했기 때문인가 혹은 단지 7일의 유예 기간동안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서인가. 상식적으로는 전자가 정답이어야 합니다만, 현 랭크 과정에서는 그러한 QAT의 퀄리티 보증의 단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비트맵의 문제를 검사할 뿐이며 이는 퀄리티의 보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BN들이 뽑아준 소수의 샘플들을 7일의 기간 동안 검사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디퀄하는 방식이 아니라,
7일의 기간 동안 퀄리티를 검증하면서 퀄리티가 충분한 비트맵에 "Quality Assured"라는 문구와 함께 하트 마크를 달아주고 퀄리티가 불충분한 비트맵은 7일 후에 자동적으로 Ranked 목록이 아닌 WIP 목록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방식이 진정한 Quality Assurance가 아닌가 합니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품질 보증을 받은 매퍼에게는 QAT의 심사를 합격했다는 명시적인 기쁨을 선사할 수 있으며, 보증을 받지 못한 매퍼에게는 다시 QAT들이 심사할 수 있는 샘플에 오를 수 있는 기회와 부족한 퀄리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과 시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맵이 '디퀄' 당하는 것과 '랭크 실패'하는 것의 느낌은 엄연히 다릅니다. 또한 이 방식을 통해서 오스에서 랭크 비트맵을 갖는다는 것이 평범한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는 사실을 확고히 하고, 그러한 랭크 비트맵들의 퀄리티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지금처럼 맵을 디퀄하기 위해서 QAT들이 장황한 이유를 펼칠 필요도 줄게 되고, 항소를 통한 불필요한 시비가 붙지도 않겠죠.
사진으로 하면 이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