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자면 저도 "둥글게 살자" 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걸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에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게 할 수 있죠. 그렇기에 카페의 운영 방침은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카페의 과거 키배들을 생각했을 때 전혀 실용성이 없는 방침이라고는 또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한국어 포럼은 100% 오픈된 공간입니다. 본인의 의견을 감정에 필요 이상으로 치우치지 않고 않고 논리적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예의를 지켜가며 얘기하실 수 있다면 그 누가 그 어떤 발언을 해도 이 곳에선 제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포럼을 사용하시는 모든 분들은 그런 소통이 가능한 분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하님의 태도는 충분히 진지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정도가 들어갔다고 해서 비꼬거나 진지하지 않다고는 생각하기 힘드네요.
제가 아는 한 일단 이번 일은 "공개적으로는" 마무리가 된 상태입니다. 필요한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모두 사과를 하였고, 아직 개인적인 사과는 많이 남아있는 모양이지만 이는 말 그대로 "개인적인" 사과이기 때문에 남이 어떻게 관여할 일도 아니죠. 록타브야 갑자기 건수를 잡아 신난 모양이지만, 그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이 일은 한국 커뮤니티 내에서 일어난 일이고 한국 커뮤니티 내에서 해결을 봤으면 그 이상 불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굉장히 실망한 점은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그 자체에일까요. 왕따, 혹은 비슷한 행위는 정당화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일의 정리식으로 카페에 올라온 몇몇 글과 댓글 중 적잖게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였는데, 제 기준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비홀릭님을 대한 몇몇 분들의 태도, 그리고 Anais님의 행동은 어떻게 해도 정당화가 되지 않으며, 다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셨으니 이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적인 반성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비록 현재는 모더레이터가 아니라 알럼나이 신분이지만, 높은 곳에 이번 일은 내부적으로는 해결이 끝났다고 보고했을 때 잘 알고 지내는 다른 모더레이터로부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정말 없도록 제도적인 조치를 취한거지?"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한 거라곤 고작 무슨 두 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여러 분들의 말씀을 통해 정리한 후 정확하게 오해 없이 보고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저 혼자서 뭔가 대단한 게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두 달 전에 일어난 이 정도 스케일의 사건을 다른 국적의 GMT가 알려줘서 알게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죽하면 저한테 제보를 안 하고 다른 국적의 GMT에게 제보를 했을까요.
앞으로는 간간히 매핑과 모딩을 하며 계속 #korean, 그리고 한국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질 예정입니다. 어떤 분이시라도 혹시 오스를 하면서 직접 해결하기 힘든 문제나 상담하고 싶은 일, 사소하게는 영어 관련 문제까지도 생기신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나 ToGlette님에게 가져와 주시기 바랍니다. 까고 말해서 모더레이터들 중 "한국인"을 저희만큼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최선의 방법이라고 자부합니다.
글을 마무리짓기 전에 다시 한 번 하하님이 하신 말씀에 동의하는 의견을 표출하고 싶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걸 쉬쉬하는 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극단적이고 과격한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지만 충분한 대화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와 다름을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훨씬 더 사건사고가 없는 한국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Kami ]- wrote:
더럽고 귀찮은일은 어떻게든 위쪽에서 해결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도 이랬으면 좋겠다...
EDIT: 한 마디 더하고 싶은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무관심을 막지는 않습니다. 무관심도 본인의 자유잖아요. 하지만 본인이 무관심하다고 해서 타인의 관심을 문제삼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무관심할 자유가 있는 만큼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질 자유도 있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