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게임(특히 건반형)은 다른 장르의 게임들과는 달리 타 리듬게임에서의 고수가 다른 리듬게임으로 넘어오면 실력이 거의 그대로 이전(혹은 단기간에 적응)돼 정말로 짧은 시간에 고수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각 개인에게는 장점으로 작용될 수 있겠지만, 지금에와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리듬게임을 좀 먹는 하나의 커다란 단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왜 갑자기 이런 글을 매니아 스레드에 올리느냐?
다른 형태의 리듬게임은 그와 유사(혹은 동일)한 방식의 리듬게임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사실상 처음부터 실력을 쌓아가야 하지만(물론 오랫동안 리듬게임을 해왔던 사람은 조금이나마 더 빨리 적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건반형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런 부조리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부조리함이냐?
자신이 이제 막 시작한 뉴비나 초보라고 생각해 봅시다. 예전부터 차근차근 게임을 하며 나름대로 실력도 쌓고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정체모를 유저가 마치 핵을 사용한 것 마냥 자신보다 좋은 기록을 양상하게 된다면? 마치 RPG에서 이제 막 시작한 유저가 처음부터 만렙 최고봉 아이템을 끼고 돌아다니는 걸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선 크게 상관 안 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저 역시 다른 유저들이 보기엔 이런 경우와 유사한 유저일테고 부정하지 않습니다.(비록 어줍잖은 실력일지라도 기준을 고수가 아닌 전체 유저로 놓고 보면 저도 최소한 중상위권 이상의 실력을 가진 유저니까요) 게다가 게임이란 즐기는 게 그 본질이고 저 역시 게임을 고르거나 계속 하는 이유가 그 재미 때문입니다.(애시당초 파티와 길드를 반강제적으로 권장하는 MMORPG에서조차 솔로플레이를 고집하는 제게 그 "재미"가 없다면 절대 게임을 하지 않겠죠) 그럼 그냥 얌전히 즐기면 될 일이지 왜 이런 글을 적느냐고 하신다면, 지금 매니아판이 정말로 "개판"이 되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한번씩 한국인 매니아 상위 랭커들을 둘러보면 가입(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유저들이 정말 많습니다. 설령 몇 년전에 가입된 것처럼 돼 있어도 실질적으로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은 유저들도 말입니다.(저도 오스 전체 기간으로 따진다면 짧은 신규유저지만, 매니아만 놓고보면 나름 초창기 유저입니다) 이 유저들의 90% 이상은 다른 리듬게임에서 넘어온 건반 유저들입니다. 그리고 이 유저들은 대부분 저보다 실력이 좋습니다. 그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유저들이 매니아로 넘어오면 지금의 ppv2 방식에선 당연히 최상위권에 위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 사람들이 매니아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디선가 누군가 이런 말까지 했죠. 매니아는 식민지라고.
자, 한 번 따져봅시다. 자기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해오던 게임의 유저들보다 실력이 하수인 유저들이 모여있고, 게임 난이도도 전반적으로 낮다고해서 저렇게 괄시하고 무시해도 된다고 보십니까? 자기가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고 그 게임과 유저들을 비하하는 언행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게 반농담식의 "조크"였다고 한들 장난도 정도껏입니다. 이곳에 유입될 또 다른 실력자(타 리듬게임 경력자)가 저런 말이나 행동들을 보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게 될지, 그 영향에 대해선 전혀 생각도 안 하십니까? 애시당초 식민지는 무엇입니까? 여길 점령하기 위해 온 것입니까? 무슨 제국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입니까?
(심지어 거의 노골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만큼 부계정이 의심되는 유저들도 간간이 보이고)
저런 사람들 90% 이상은 중수 이하 실력을 가진 유저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자기보다 못하는 실력을 보고 우월감에 빠져 살아가는 인간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초보드립이나 뉴비드립을 남발하죠. 그런 글을 적는 손 뒤에선 이죽거리며 즐기고 있을테고요.
어차피 게임도 돌고도는 유저들의 집합소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선 앞에서도 말했듯 불만 없습니다. 하지만 그 현상을 일으키는 "사람"이 좋든싫든, 혹여나 악의를 가지고 있었건 말건 저런 불순한 언행을 일삼는 것 만큼은 참기 힘듭니다.
계속 적으면 점점 공격성이 강해질테니 슬슬 마무리 짓겠습니다.
서로서로 배려해가며 좋은 방향으로 서로 웃고 즐기며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좋고 그게 옳다고 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일부 유저는 그게 정말 안 되는가 봅니다. 앞에선 실실거리며 얌전한 척하면서 뒤에선 정말 더럽게 노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제가 유독 별나서 그런건지, 아니면 운이 없었던건지 오스를 하면서 짧은 기간동안 그런 유저를 너무 많이 봤고
그런 부분에 실망을 많이 느껴서 제가하던 활동도 무기한 동결시킨 결과가 되어버렸지만요.
어찌보면 단면만 보고 이런 글을 적을 수도 있고 그렇기에 편향된 시점으로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그런 점을 고려하고 적는 글입니다. "뒤에서 까지말고 앞에서 말해라"고 누가 어딘가에 이런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던데, 그리고 그 어딘가의 분쟁카페에서는 이런 류의 글을 앞으로 절대 적지 않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편한 사실을 들이대면 기를 쓰고 물어뜯으러 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상대하기도 싫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젠 지칩니다.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른 유저들을 위하고자해도, 되려 그것만으로도 사람을 비하하고 깍아내리는 인간들이 넘쳐나는데 굳이 좀비들을 긁어모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저도 인간이다보니 이렇게 누군가에게라도 하소연을 해야 조금은 직성이 풀리는 걸 어쩌하겠습니까. 그냥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 제멋대로 내뱉는 말을 무시해주시거나 가볍게 넘겨주시길 양해와 함께 부탁드리겠습니다.